주요유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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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영화포스터는 우리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배우의 멋진 모습과 강렬한 제목,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홍보문구와 주요 장면들, 감독과 배우의 이름이 빼곡히 채워진 영화포스터는 한 편의 영화를 함축한 이미지인 것이다. 1895년 프랑스에서 영화가 처음 발명된 이래 영화포스터는 가장 효과적인 홍보수단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우리나라 최초로 영화가 상영된 해는 1897년 또는 1903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후부터 영화포스터는 공공장소에 부착되어 대중의 시선을 이끄는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

 

 6.25 전쟁 종료 이후의 50년대는 한국영화산업계에서 최초 호황기로 볼 수 있다. 1959년부터는 한해 100편 이상 제작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한국 영화가 부흥하게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쟁으로 황폐해진 상황과 같이 이 시기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영화가 각광받은 것이라 이해되고 있다.

 1950년대는 한국 현대사의 큰 사건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격변의 시기이자 오늘날 한국 사회의 성격을 특징짓는 의식 기반이 형성된 과도기였다. 당시 길거리와 공공장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각물은 전단지나 영화포스터, 간판들이었고 특히 영화 광고는 신문지면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시각이미지였다.

 

 1950년대 영화포스터 중 전통적 가치관을 반영하여 모성과 순정을 강조한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여성 한 명이 주요 이미지로 화면에 등장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지의 존재는 일제강점기부터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50년대 전쟁 이후에는 피난과 죽음과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되었다. 이는 전후 혼란기에 어머니들에게 기대되던 희생과 강인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내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녀(1958)> 영화포스터에서 여주인공은 비극적 표정으로 한복차림과 쪽진 머리를 한 전형적인 희생적 모성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특히 화면 아래 산뜻한 양장차림으로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젊은이의 모습과 대조되며 그녀의 슬픈 표정이 더욱 강조되어 영화의 내용을 암시한다.

 

 한편으로는 남성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모성이나 순정 또한 강조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 이미지가 보이는 포스터들도 있다. <별아 내가슴에(1958)>, <산 넘어 바다건너(1958)>가 이에 해당된다. <산 넘어 바다건너>에 등장하는 두 쌍의 남녀 연인 중 젊은 여성들은 상대 남성과 같은 곳을 똑바로 바라보는 당당한 시선과 남성에게 기대지 않는 주도적인 표정과 자세를 보여주고 있어 새로운 세대의 당당하고 독립적인 가치관을 잘 드러낸다.

 

 위의 내용에서 보이는 권위적인 남성들과 대조적으로 코믹하고 유약한 남성의 이미지가 등장하는 영화들도 있다. <오부자(1958)>는 마치 만화와 같은 구성과 원색의 사용으로 명랑함과 쾌활함을 포스터 전체에 표현하고 있으며 당대를 주름잡던 유명 코미디 배우들의 특징적인 표정을 잘 잡아내어 관객으로 하여금 그 흥겨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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